동네 입구를 지날 때마다 묶인 개 한 마리를 보았다. 좁은 공간에 갇혀 있을 개에 대한 주인의 배려로 개는 주인이 없을 땐 항상 대문 밖으로 나와 길가에 자리를 잡고 누웠다. 하지만 사슬이 짧아서 개의 활동 반경은 매우 좁았고 대문이 닫힌 채 주인이 늦게 들어오는 날이면 비가와도 그냥 비를 맞으며 빗물이 흐르는 땅바닥에 거죽을 비볐다. 개는 항상 같은 자세로 엎드렸다. 그 표정은 세상에서 가장 무료한 생명체의 것이었다. 개는 매일 아침저녁으로 싸구려 자전거를 타고 제 옆을 지나가는 내게 더 이상 주목하지 않았다. 난 개를 볼 때마다 휘파람을 불어 관심을 유도했지만 언젠가부터 개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. 나도 곧 시큰둥해졌다. 그렇게 우리 둘 사이에는 의도적인 무관심이 형성되었다. 그 무관심의 이유는 우리가 너무나 닮아있기 때문이었다. 자신과 닮은 존재와 대면했을 때 존재의 심기는 불편해지고 만다. 이제 두 마리 중 한 마리가 풀려났다. 그는 쪽방을 정리하고 여행을 시작했다. 그의 수첩에 크게 적힌 것처럼 이것을 해방이라고 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다. 그의 목에는 여전히 개목걸이가 걸려 있다. 주인이 맨 것인지 스스로 맨 것인지 알 수 없는 크고 단단한 개목걸이가.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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